인간시장에서 선택받기
link  무말랭이   2021-06-25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취업이나 결혼 등 다양한 인간 시장에서 아무도 사지 않는 상품이 될 확률이 높다. 사회의 선택이 우리의
생존을 결정하기 때문에, 본성 대 양육에 대한 대중들의 논쟁은 항상 말하기 힘든 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본성이 좋든, 나쁘든,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잘났든 못났든 간에, 선택만 받게 된다면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아무리 사람이 개차반이어도 결혼을 했다면 사람 구실 하지 않겠냐는 편견은 우리 삶에서 번식할 수 있는
대상으로 선택받는 것이 도덕 따위보다 얼마나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지를 드러낸다.

인간시장에서 선택받기 전까지는 그토록 짜증나는 단점들이, 선택받고 나면 별 근심거리가 되지 않는다.

계속되는 취업 실패가 덜 떨어진 사회성과 못난 외모 때문이라며 성격 개선 프로그램에 신청을 하고 성형수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취업이 된다면, 이전까지 쥐어뜯고 싶었던 성격과 외모는 안중 밖으로 밀려난다.

가끔 소심하고 비관적인 성격의 고시생들이 공무원 고시를 통과하고 나면 기고만장해지는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 스스로 결점
이라고 여겼던 기질은 더 이상 큰 문제가 아니다. 선택받았기 때문이다.

보통 취업 시장의 성공은 결혼 시장의 성공 확률도 높이기 때문에, 양육에서 나왔든 본성에서 나왔든 더 이상 나쁜 기질 때문에
고민하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받은 것만이 중요하기에 자신이 선택하지 않는 그 무언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다.







유학자의 동물원 (최지원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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